들어가며 — 저도 작년에 집 샀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도 작년에 집 샀어요. 이재명 대통령 당선되기 직전에 계약했어요. 사실 결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거예요. 예전에 3억, 4억 할 때도 알아봤어요. 근데 혼자서는 솔직히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청약도 한 번 당첨된 적 있었는데 너무 고가라 포기했어요.
그게 몇 년 전 일인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 어떻게든 들어갔어야 했나 싶기도 해요.
주변에 서울 13억짜리 아파트 사고 원룸에서 사는 형이 있어요. 모은 돈 전부 넣고 전세 끼고 겨우 이자 내면서 살고 있어요. 투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근데 저는 그 형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열악하게 살면서 자기 미래에 베팅하는 거잖아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오늘은 집값 얘기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서 해볼게요.
절망편, 현실편, 희망편.
어떤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집값이 계속 오르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면 연착륙하는지,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있게 되는 조건은 뭔지.
그리고 지금 정부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까지 같이 정리해볼게요.
결혼 앞둔 신혼부부, 내 집 마련 고민 중인 직장인, 언제 들어가야 하나 고민 중인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해요.
먼저 지금 상황부터 — 숫자로 보면 이래요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12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살 수 있는 가격이 수도권 아파트 중위값이에요.
6억원이에요. 연봉 5,000만원 × 12년 = 6억원.
근데 그 12년 동안 집값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인플레이션, 공급 부족, 수요 유입이 계속 작동하면서 집값은 계속 올라가요. 12년을 모으는 동안 목표가 계속 올라가는 구조예요.
서울은 더 심해요. 한국주택학회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2024년 기준 24.9배예요. 연봉 전부를 25년 모아야 서울 아파트 중위값을 살 수 있다는 얘기예요. 물론 그 25년 동안도 집값은 올라가고 있어요.
"눈을 낮추면 된다"는 말 많이 해요. 맞는 말이에요. 근데 눈을 낮출 수 있는 수준 자체가 이미 많이 높아져 있어요. 수도권 어디든 마찬가지예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 절망편 — 집값이 계속 올라 평생 못 사게 되는 시나리오
절망은 집값이 폭락하는 게 아니에요.
집값이 계속 오르는데 내 월급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가는 거예요.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목표가 계속 올라가는 구조. 이게 진짜 절망이에요.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조건이 있어요.
첫 번째 — 공급이 계속 부족한 경우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약 9,600가구예요. 2025년 3만 7,000가구의 4분의 1 수준이에요. 2027년엔 1만 113가구, 2028년엔 8,337가구로 더 줄어요. 서울 주택 보급률은 2023년 기준 93.6%로 계속 하락 중이에요. 양적으로도 부족한 상태예요.
공급이 부족하면 아무리 수요를 억제해도 가격이 버텨요. 대출을 막고 세금을 올려도 팔 집이 없으면 가격은 안 내려가요.
두 번째 — 대출 규제가 매수 기회를 막는 경우
대출을 막으면 투기 수요가 줄어요. 근데 실수요자도 같이 막혀요.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이 6억짜리 집을 사려면 2억 이상 자기 돈이 있어야 해요.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현금이 많은 사람만 살 수 있는 시장이 돼요.
자산 양극화가 심해지는 거예요. 이미 집 있는 사람은 올라가는 집값 위에 타고 있고, 없는 사람은 더 멀어지는 구조예요.
세 번째 — 유동성이 계속 풀리는 경우
2025년 한국 통화량 증가율은 약 7%였어요. 경상 GDP 증가율 약 3.4%를 크게 웃돌았어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으면 결국 부동산으로 몰려요. 주식이나 채권보다 실물 자산에 대한 신뢰가 강한 한국에서는 특히 그래요.
네 번째 — 전세가 올라가는 경우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가도 올라요. 전세 구하기 어려워지면 결국 사는 게 낫다는 판단이 생기거든요. 2026년 전세가 상승률은 매매가보다 높은 +4.7%로 전망되고 있어요.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어떻게 되냐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집을 포기하거나 수도권 외곽으로 계속 밀려나요. 20대 사회초년생들은 처음부터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시작해요. 이미 집 있는 40대와 없는 30대의 자산 격차가 급격히 벌어져요.
가장 힘든 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에요. 월급 꼬박꼬박 받고 아끼면서 사는데 숫자가 안 맞는 거예요. 잘못한 게 없는데 구조가 불리한 거예요.

🟡 현실편 — 지금 정부가 가고 있는 방향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크게 두 가지예요.
수요 억제 + 공급 확대.
말은 쉬운데 실제로 동시에 하기가 어려워요. 수요를 억제하면 건설 경기도 같이 위축되거든요.
지금까지 나온 정책들
2025년 6월 — 수도권 주담대 대출 한도 대폭 축소,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2025년 9월 — 서울·수도권 공급 확대 대책.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2025년 10월 — 서울 전역 + 경기 12개 지역 3중 규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동시 지정. LTV 50%, 취득세 2주택 8%, 3주택 12%.
2026년 1월 — 서울 추가 공급 계획 발표. 용산·과천·태릉 등 총 59.7천호.
2026년 4월 — 다주택자·임대사업자 수도권 주담대 만기연장 원칙 금지.
2026년 5월 9일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냐
대책이 나올 때마다 단기적으로는 거래량이 줄어요. 강남3구는 2026년 3월 들어 조정세로 전환됐어요. 강남 -0.07%, 서초 -0.01%, 송파 -0.09%.
근데 전문가 컨센서스는 서울 매매가 +3~5%, 전세가 +4.7%. 하락이 아니에요.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거예요.
이게 정부가 원하는 연착륙이에요. 폭락도 아니고 급등도 아닌, 천천히 안정되는 방향.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요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비슷한 수요 억제 정책을 썼어요. 그때도 대출 규제 효과가 3~6개월에 불과했고 이후 집값이 다시 상승했어요. 규제가 시장을 장기적으로 이기기 어렵다는 역사적 패턴이 있어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단기적으로 급매물이 나올 수 있어요. 이걸 실수요자가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하반기 시장의 최대 변수예요.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금지의 의미
4월부터 수도권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어요. 팔거나 갚거나 둘 중 하나예요. 이게 매물로 나오면 실수요자한테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단 임차인이 있는 경우는 예외여서 세낀 매물이 바로 쏟아지진 않아요.

🟢 희망편 —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있게 되는 시나리오
희망은 집값이 폭락하는 게 아니에요.
실수요자가 정상적인 소득과 저축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이게 현실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해요.
첫 번째 — 공급이 실제로 늘어나는 경우
정부가 발표한 59.7천호 공급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2027~2028년 이후 입주로 이어지면 수급 균형이 조금씩 맞춰져요. 역대 정부 공급 계획이 실제로 이어진 경우가 많지 않아서 실행력이 핵심이에요.
두 번째 — 금리가 실질적으로 내려가는 경우
한국 기준금리 현재 2.50%.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한국도 따라 내리면 주담대 금리가 현재 4.23%에서 3%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어요. 이자 부담이 줄면 실수요자의 접근성이 올라가요.
실수요자 기준으로 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같은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약 10% 늘어요.
세 번째 — 5월 양도세 중과 이후 급매물이 나오는 경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종료되면 일부 다주택자가 급매를 내놓을 수 있어요. 단기적으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구간이에요. 이 타이밍에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네 번째 — 신생아 특례대출 같은 실수요자 지원이 확대되는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 청년·신혼부부 전용 분양 확대, 공공분양 물량 증가. 정부가 실수요자 직접 지원을 강화하면 소득 대비 진입 장벽이 낮아질 수 있어요.
다섯 번째 — 비규제 지역이나 지방이 대안이 되는 경우
서울·수도권이 규제로 막히면서 비규제 지역 풍선효과가 생겨요. 지방은 2026년부터 입주 물량이 줄고 공기업 이전 수혜 기대가 있어요. 관점을 바꾸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핵심 지역에서 먼저 자산을 형성하는 전략도 있어요.
희망 시나리오에서 할 수 있는 것
당장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아요.
ISA, 연금저축으로 절세하면서 자산을 모으는 것. QQQM·VOO 같은 달러 자산으로 원화 약세 헤지하는 것. 청약 가점 쌓으면서 기다리는 것. 5월 이후 급매물 나오는 타이밍을 노리는 것.
집값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인 희망이에요.

결론 — 지금 우리는 어디 있나
솔직히 말할게요.
지금은 절망편과 현실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요.
정부가 막으면 시장이 잠깐 멈추고, 결국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다시 가격을 밀어올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요.
서울 13억짜리 집 사고 원룸에서 겨우 이자 내면서 사는 형 얘기를 다시 하면 — 그 형이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힘들지만 자산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거든요.
집값이 계속 오르는 구조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이에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라면 — 지금 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맞아요.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다 더 비싸게 사는 게 더 나쁜 결과일 수 있어요.
사회초년생이라면 — 지금 집을 못 사는 게 당연해요. 대신 지금부터 자산 형성 방향을 잡아두는 게 10년 후를 바꿔요. ISA 만들고 ETF 시작하고 청약 가점 쌓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든,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아요.
FAQ
Q. 지금 집을 사야 하나요, 기다려야 하나요?
정답은 없어요. 실거주 목적이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지금 사는 게 맞을 수 있어요. 타이밍을 재다가 더 오른 다음에 사는 경우가 더 많아요. 단 무리한 대출은 위험해요.
Q.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 집값이 내려가나요?
단기 급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어요. 전면적인 하락 전환 가능성은 낮아요. 구조적 공급 부족이 하방을 지지하거든요. 오히려 중과 이후 매물이 잠기면서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더 단단해질 수 있어요.
Q. 지방은 어떤가요?
지방은 대출 규제 대상에서 빠진 곳이 많고 입주 물량도 줄어요. 공기업 이전 수혜 지역은 기대감이 있어요.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핵심 지역을 첫 번째 자산으로 접근하는 전략도 유효해요.
Q. 집을 못 사는 동안 뭘 해야 하나요?
ISA·연금저축으로 절세하면서 자산 모으기. QQQM·VOO 같은 달러 ETF로 원화 약세 대비하기. 청약 가점 쌓기. 5월 이후 급매물 타이밍 모니터링하기.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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