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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경제일기/직장인 재테크

쿠팡 계정 6개 한꺼번에 정지당한 날, 와이프 자는 옆에서 울었습니다

by 힘찬개미 2026.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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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쿠팡 판매자 계정정지 절망

2024년 3월, 저는 쿠팡 판매자가 됐습니다.

"다들 잘 팔고 있는데 나라고 못 할 게 없다." 그 단순한 생각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11번가, 지마켓, 옥션, 스마트스토어, 쿠팡까지. 가능한 채널은 전부 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2년 뒤, 저는 쿠팡 계정 6개를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준비하던 로켓그로스도, 쏟아부은 100만원도,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온 루틴도 전부 그날 멈췄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써보려 합니다.


첫 번째 경고, BMW 키 케이스 사건

BMW 지재권 경고 쿠팡

처음 지재권 경고를 받은 건 정말 황당한 이유였습니다.

BMW 키 케이스를 팔았는데, 케이스 자체에는 아무런 로고도 마크도 없었습니다. 다만 상세페이지에 제가 파는 케이스 안에 BMW 키를 넣은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진 속에 BMW 키가 보인다는 것만으로 브랜드 침해라는 통보였습니다.

소명을 넣었습니다. "케이스에 브랜드 마크가 없고, 정품도 아니고, 브랜드 디자인을 따라 만든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갤럭시·아이폰 케이스는 전부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돌아온 답변은 한 줄이었습니다. "회사 방침입니다."

그렇게 같은 이유로 경고를 두 번 받았습니다. 상담원이 원망스러웠지만, 사실 그분들도 방침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었겠죠. 지재권 경고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 쌓이면 계정에 치명적인 타격이 됩니다. 처음 경고를 받은 그 순간부터 이미 시계는 돌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소명 메일을 처음 받던 날

소명 요청 메일이 처음 왔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습니다.

'내 밥줄이 끊긴다.'

그 한 문장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이의제기를 넣고, 별짓을 다 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소명 불가. 그 두 글자가 메일로 날아올 때마다 조금씩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쿠팡 소명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브랜드 측에서 허락을 받았는지, 정품인지를 증명해야 하는데 사실상 일반 판매자가 이걸 통과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소명이 거절되면 그냥 메일 한 줄로 끝입니다. 추가 이의제기도 사실상 막혀있어요.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그 시절 하루

반자동으로 월 200~400만원을 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반자동 업로드를 30~50개 치고, 6시 50분에 씻고 출근했습니다. 퇴근하면 저녁 7시, 그때부터 다시 시작해서 밤 11~12시까지 업로드와 배송 처리를 이어갔습니다. 엔잡곰 소싱기를 돌려두면 자는 동안 소싱이 진행됐고, 혼자서 하루 100~200개씩 올리기도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냐고요? 신기하게도 그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내내 옥죄었습니다. 그 압박이 체력보다 더 무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객 한 분이 전화를 해서 부모님 욕과 와이프 욕을 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참을 수 없었지만 꾹 눌렀습니다. 혹시 문제가 생길까봐. 그때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까지 하는 사람이라면 이 감정이 뭔지 아실 거예요.


계정 6개, 동시에 사라진 날

쿠팡 부업 수익 손실

계정 1개가 정지됐을 땐 "그래도 하나라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올해 3월, 쿠팡의 동일인물 아이디 정책으로 제 계정 6개가 한꺼번에 정지됐습니다. 준비하던 로켓그로스도 그날 끝났습니다. 여름 시즌을 위해 시킨 샘플비, 강의비, 준비 비용만 100만원 가까이 됐습니다.

쿠팡 동일인물 정책은 단순히 계정 하나를 막는 게 아닙니다. 동일인으로 판단된 계정 전체를 한꺼번에 정지시켜버립니다. 저처럼 여러 계정을 운영하던 분들은 한 번의 판단으로 모든 게 사라지는 구조예요.

와이프에게 말했습니다. 그로스를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시 한번 잘 해보려던 참이었으니까요. 그날 밤 와이프가 잠든 뒤, 저는 많이 울었습니다.


그 2년이 제게 남긴 것

스마트스토어도 올해 6월부터 등록 가능 상품 수가 10,000개에서 1,000개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뉴스를 듣는 순간 생각했습니다. "대량, 반자동, 반대량은 이제 끝이구나."

그런데 이상하게도 담담했습니다. 왜냐면 이미 제 안에서 뭔가가 바뀌어 있었거든요.

2년을 버티며 깨달은 게 있습니다. 유통 바닥이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다는 것. 환율 하나가 우리 삶에 얼마나 조용히, 그리고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플랫폼 위에서 남의 물건을 대신 팔고 있는 한, 저는 그냥 또 다른 형태의 직장인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그게 지금 제 부업 철학이 됐습니다.


마치며, 이 글을 읽는 분께

저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잘하는 것도, 이뤄놓은 것도, 끝까지 꾸준히 해본 것도 솔직히 없습니다. 평범보다 오히려 아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래도 이제 달라지려고 합니다.

쿠팡 구매대행을 하시는 분들, 혹은 지금 막 시작하려는 분들께 한마디만 드리고 싶습니다. 플랫폼은 언제든 정책을 바꿀 수 있어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전부를 걸지 마세요. 살려고 발버둥치는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분명히 잘 해내실 거라 믿습니다. 함께 일어나서 앞으로 걸어나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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