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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투자/부동산·환율 이슈

[서울 부동산 이상현상 1편] 거래는 반토막인데 집값은 왜 안 떨어지나

by 힘찬개미 2026.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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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기도에 삽니다.

서울에 집 한 채 사고 싶은 마음, 모아두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이상합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반토막"

이라는 기사 바로 옆에

"서울 아파트 상승세 지속"

이라는 기사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거래가 줄면 가격이 내려가는 게 경제 기본 아닌가요? 직접 데이터를 뒤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거래가 준 게 수요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구조 자체가 바뀐 겁니다.


숫자부터 확인합니다

거래량

2025년 10월 15일 정부가 서울 전역 + 경기 12개 시·군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강력한 규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 직후인 2025년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가 나왔습니다.

4,395건.

직전 달(10월)의 1만 1,041건에서 60.2% 급감한 수치입니다. 국토교통부가 2025년 12월 31일 공표한 공식 통계입니다.

이후 2026년 들어 거래량 억제 기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2026년 4월 분석에 따르면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고점 대비 약 55% 감소 상태입니다.

가격

거래가 이렇게 줄었는데 가격은 어떻게 됐을까요.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가는 9억 6,356만 원이었습니다. 1월의 11억 7,610만 원 대비 18.1% 하락했습니다.

"아, 결국 집값도 빠졌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이상합니다.

평균가가 내려간 건 고가 강남 거래가 실종되면서 거래 믹스가 바뀐 영향이 큽니다. 거래되는 집이 강남 고가에서 중저가 외곽으로 이동했으니 평균이 내려가는 건 당연합니다. 실제로 같은 지역 같은 단지 기준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3개월간 자치구별 실거래 평균 변화 (2026년 1월→3월)

지역변화
서초구 -5억 1,760만 원 (23억 9,298만→18억 7,538만)
강남구 -4억 7,726만 원
송파구 -2억 5,043만 원
종로구 -34.9% (14억→9억)
광진구 -33.4% (14억→9억)
동대문구 +0.65% 상승
강동구 +0.57% 상승
강서구 +0.53% 상승

출처: 직방·머니투데이 2026.04.07 /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2026.04.09

강남이 빠지는 동안 비강남권 중저가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같은 서울인데 시장이 두 개로 쪼개진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 이유 3가지

이유 1. 살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없다

매물이 아무리 나와도 살 수 있는 조건이 안 됩니다.

현재 서울 전역은 규제지역입니다. 주택담보대출 LTV 40%, 최대 한도 6억 원. 강남3구 84㎡ 평균 실거래가가 18~24억 원인 상황에서 6억 원 대출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도 문제입니다. 허가 없이는 거래 자체가 안 되고, 허가를 받더라도 매수자가 직접 실거주해야 합니다. 전세 끼고 사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현금을 충분히 가진 사람만 거래 가능한 시장이 됐습니다. 그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거래가 급감합니다.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은 대기 수요로 계속 쌓입니다.

직방 관계자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매도자들이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아 거래 위축과 가격 하방 경직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유 2. 팔고 싶어도 '지금 팔면 손해' 심리

아실 데이터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26년 1월 말 6만 2,991건에서 4월 6일 8만 2,519건으로 31% 급증했습니다. 다주택자들이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에 물건을 내놓은 영향입니다.

그런데 이 매물이 다 팔리는 게 아닙니다. 급하게 팔아야 할 이유가 없는 매도자는 원하는 가격이 아니면 그냥 거둬들이면 그만입니다. 임차인이 있으면 당장 강제 매도 압박도 없습니다.

매물은 쌓이는데 실거래는 안 되는 구조. 전문가들은 이걸 **"유동성이 잠긴 상태"**라고 부릅니다. 거래량 지표로 보면 시장이 죽어 있지만 가격은 버티는 이유입니다.

이유 3. 공급이 없으면 가격은 안 내려온다

가장 구조적인 이유입니다.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6,412가구입니다. 2025년의 3만 2,118가구 대비 48% 급감한 수치입니다. (직방 집계 기준) 그리고 이 1만 6,412가구 중 87%인 1만 4,257가구가 재건축·재개발 단지라 일반 분양 신축 공급은 사실상 없는 수준입니다.

착공 지표를 보면 미래가 더 암울합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1월 서울 아파트 착공 실적은 741가구입니다. 전년 동월 2,044가구 대비 63.7% 감소입니다. 아파트는 착공 후 통상 2~3년 뒤 입주합니다. 지금 착공이 이 정도면 2028~2029년 서울 입주 물량은 지금보다 더 적을 것이라는 게 이미 데이터로 예고돼 있습니다.

공급이 없으면 수요가 줄어도 가격은 쉽게 안 빠집니다. "수요가 강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빠져나갈 물량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버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지금 서울 집값, 어디서 사고 어디서 팔리나

결론은 이겁니다. 서울이라고 다 같은 시장이 아닙니다.

조정 중인 곳: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성동구 일부.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강남3구 평균 24.7%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늘었습니다.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매도 압박을 받고 있고, 그 급매가 시세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상승 중인 곳: 동대문구·강동구·강서구·영등포구 등 15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 대출 한도 안에서 살 수 있는 가격대라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강남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가 이 지역으로 넘어와 매매 전환 수요도 생깁니다.

직방 분석에 따르면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51.4%**였습니다. 2월의 59.0%에서 7.6%p 내려왔지만 여전히 거래의 절반 이상은 이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됐습니다.


이게 나한테 뭘 의미하나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서울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액면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강남이 빠지는 현상과 서울 전체 하락을 혼동하면 판단이 틀립니다. 내가 실제로 살 수 있는 가격대와 지역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두 번째. 거래량 감소를 "기회"로 해석하기 전에 살 수 있는 조건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거래가 줄어서 가격이 빠진 게 아니라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거래가 줄어든 겁니다. 대출 한도 6억이 해결되지 않으면 가격이 내 예산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작습니다.

세 번째. 지금 더 힘든 건 집 사는 것보다 전세 구하는 일입니다. 2026년 서울 전세 매물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고 월세는 역대 최고 비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게 왜 일어나는지는 2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핵심 데이터 한 번에 정리

지표수치출처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 10월 1만1,041건 → 11월 4,395건 (-60.2%) 국토부 2025.12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 (3월) 9억6,356만 원 (1월比 -18.1%) 직방 2026.04
강남3구 3개월 평균 하락 서초 -5.2억, 강남 -4.8억, 송파 -2.5억 직방 2026.04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 1월 6.3만 → 4월 8.3만건 (+31%) 아실 2026.04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2026년) 1만6,412가구 (-48% YoY) 직방
서울 아파트 착공 (2026년 1월) 741가구 (-63.7% YoY) 국토부 2026.02
서울 상승거래 비중 (3월) 51.4% (2월 59.0%에서 하락) 직방 2026.04

📌 이 시리즈 전체 보기

▶ 1편 — 거래 절벽인데 집값 안 떨어지는 이유 (지금 읽는 글)

2편 — 전세가 사라지는 이유 3가지 — 집주인이 전세 안 놓는 진짜 이유 (발행 예정)

3편 — 2026 무주택자 전략 — 지금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발행 예정)


 

⚠️ 데이터 출처 및 면책 공지 국토교통부 2025년 11월 주택통계 (2025.12.31 공표) · 직방-머니투데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2026.04.07) · 아실 매물 데이터 (2026.04.06) ·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2026.04.09) · 직방 2026년 서울 입주물량 집계 · 국토교통부 2026년 1월 주택통계 (2026.02.27)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거래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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